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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son deCaires Taylor

모나리자에 케이크를 던지면 그것은 사건이 된다. 매일같이 바다엔 수천 톤의 쓰레기가 버려지지만, 사람들은 “그럴 수도 있지” 하며 넘긴다. 이런 아이러니를 조용히, 집요하게 꼬집는 작가가 있다. 그는 조각가이자 다이버이며, 환경운동가다. 그의 이름은 제이슨 디케리스 테일러(Jason deCaires Taylor). 그리고 그의 전시는 물속에서 펼쳐진다.

처음 시작은 하나의 조각이었다. 오피스 테이블 앞에 앉아있는 한 남자. 이름도 없는 그는 그저 잊혀진 회사원(Lost Correspondent)이다. 세상의 모든 소음으로부터 철저하게 단절된 모습이다. 완벽한 고요 속에서 그는 묵묵히 자리를 지켰다.

얼마 후, 그 위로 해초가 자라고, 물고기들이 모여들었다. 그는 점점 바다에 스며들어 결국 완벽히 그 일부가 되었다. 이제 사람들은 잠수복을 입고 그를 방문하러 온다. 그를 보기 위해 기꺼이 수면 아래로 내려간다. 그 또한 아이러니다.

하나의 조각상으로 시작했던 그의 야심은 점점 커진다. 그의 스케일은 소규모 그룹에서, 무리지은 군중으로 이어진다. 그는 언젠가 ‘노아의 방주’와 같은 규모의 수중 터널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모든 생명에게 열려 있는, 바다 속의 아쿠아리움을.

그의 작품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그가 자연과 협업한다는 사실이다. 그는 인간이 자연의 창조성을 따라올 수 없다고 말한다. 그의 조각들 위로 형형색색의 해초와 산호들이 각자의 언어로 색과 형태를 덧입힌다. 그렇게 이전엔 상상할 수 없던 모습으로 바뀌어간다.

조각들 위로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심지어 작가 본인조차도. 그 변화들이 마치 사고처럼 일어나는 것. 어쩌면 그것이 자연과 세계의 진짜 아름다움인지도 모른다.

발행처 : 단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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