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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자부다이 힐스
이름이 길다. 그리고 조금 낯설었다. 아자부다이 힐스. 일본 드라마에 나올 법한 부촌이름 같기도 하고, 아무튼 기억하기 쉬운 이름은 아니다.
하지만 화면 너머로 처음 봤을 땐 “이건 좀 다른데.” 하고 생각했다. 구불구불한 곡선들이 자유로운 붓터치처럼 뻗어져 있었고, 지붕 위엔 나무와 풀이 자라고 있었으며, 사람들은 그 주위를 느긋하게 걷고 있었다. 도시는 도시지만 어딘가 비현실적이었다.
애플의 전 디자이너 조너선 아이브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우리는 모두 정성을 감지하는 능력이 있다.” 건축가의 선, 개발자의 고민, 디자이너의 감각, 그리고 조심스럽게 배치된 여백. 마치 누군가 “도시는 이래야 하지 않을까?” 하고 던진 제안같았다.

누가 만들었을까?
아자부다이 힐스는 일본 도쿄 미나토구에 위치한 복합 개발 프로젝트다. 모리 빌딩이라는 개발사가 1989년부터 무려 34년간, 300명이 넘는 토지 소유자들과 조율해가며 추진해왔다. 거대한 타워, 문화 공간, 국제학교, 오피스, 주거지, 마켓, 공원… 빠지는 것이 없다. 고층 건물은 Pelli Clarke & Partners, 저층부와 조경은 Heatherwick Studio가 맡았다. 모리 빌딩은 지휘자, 헤더윅은 선율을 연주하는 바이올린, 펠리는 그 선율을 단단하게 받쳐주는 콘트라베이스다. 헤더윅 스튜디오의 선율은 정말 아름답다. 도시, 시선, 그리고 경사의 흐름을 모두 고려해 그 사이를 완벽하게 메워주는 멜로디를 찾아낸 듯한 느낌이다. 단순한 도시 설계가 아니라, 성격이 드러나는 솔로 연주 같았다.

비움의 미학
도시개발은 많다. 하지만 대부분은 “무엇을 채울 것인가”에만 집중한다. 반면 여기는 “어디를 비워둘 것인가”를 더 많이 고민한 것 같다. 물론, 이렇게 설계하려면 시간도, 돈도, 많이 들어야할 것이다. 감각적인 미니멀리스트의 옷장처럼.
이 도시에 살고 싶으신가요?
한참을 보고 나서도 잘 모르겠다. 너무 잘 만들어져서 오히려 거리감이 들기도 했다. 너무 완벽한 사람을 보면 말을 걸기 어렵듯이.
하지만… 어떤 사진 한 장이 이상하게 좋았다. 곡선 기둥 아래, 누군가 앉아있는 장면.
“이 도시에 살고 싶으신가요?”
누군가 묻는다면, 나의 대답은
“네, 한번쯤은”

사진 및 정보 출처:
• vmsp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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