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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비사비
버려온 것들을 떠올리면 늘 한 박자 느리게 미련이 온다. 그때 조금만 더 들여다봤으면, 조금만 더 붙잡았으면. 와비사비라는 말을 알게 된 건, 그런 경험들 이후였다.
우리는 완벽한 것을 좋아한다. 흠이 없는 물건, 깨끗한 벽, 새로 지은 집. 결점은 불편하고, 불편한 것은 버리게 된다.
예전의 나도 그랬다. 긁힌 시계, 찢어진 셔츠, 구겨진 책 한 권. 조금만 더 들여다보면 익숙해졌을지도 모를 것들을 너무 쉽게 버려왔다. 그때 조금만 더 손을 댔더라면 어땠을까 — 이제 와 떠오르는 생각이다.
최근 한 장의 사진을 보았다. 파손된 석조 구조물의 파손된 코너를, 누군가 레고 블록으로 메워놓은 장면이었다. 감쪽같은 복원이 아니라 형형색색의 블록들이 건물의 결손을 유머처럼 채우고 있었다.

사진: Jan Vormann의 ‘Dispatchwork’ 프로젝트 중 일부
처음엔 장난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상하게 오래도록 눈에 남았다. 그 구조물은 이제, 낡고 망가진 유적이 아니라 유머 감각이 있는 도시의 일부처럼 느껴졌다.
우리가 결점을 대하는 방식이 꼭 숨기거나 없애는 것뿐이어야 할까? 때로는 품위 있게 드러내고, 어떤 때는 유머로 승화하는 방식도 가능하지 않을까?
일본의 ‘킨츠기’는 깨진 도자기를 금으로 잇는다. 상처를 지우지 않는다. 오히려 그 흔적이 아름다움이 된다. 석재 보존에서도 종종 그런 태도를 본다.

시간의 흔적, 풍화된 표면, 색의 이질감을 굳이 제거하지 않고 그대로 두는 선택. 그 자체가 이 돌이 살아온 시간의 증거가 된다.
완벽하게 복원된 것보다, 유쾌하게 회복된 것이 더 오래 기억된다. 그리고 때로는 그 결점이 그 사람을, 그 집을, 그 도시를 더 아름답게 만든다.
사진 출처:
• streetartutopia
• fountainpenchronic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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