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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bert Mapplethorpe

조각이라는 단어에는 무게가 있다. 한 덩어리였던 재료 안에 숨겨진 형상을 꺼내는 일은 시간, 고독, 그리고 인내심을 전제로 한다.
셔터로 조각을 만들어내는 작가도 있다. 그의 이름은 로버트 메이플소프(Robert Mapplethorpe)다. 그의 사진은 빛과 그림자가 서로 부딪히며 만드는 조각같다.


그는 원래 조각과 회화를 공부했었지만 어느새 카메라를 손에 쥐게 되었다. 그의 재료는 인체, 꽃, 가죽, 피부다. 그는 끌이 아닌 셔터로 그 재료들을 누구보다 날카롭고 정교하게 다룬다.
그의 사진은 아름답다. 하지만 쉽게 길들여지지 않는다. 그의 사진들은 그저 세련된 오브제가 아닌, 사회가 만들어 놓은 경계들, 남성과 여성, 아름다움과 추함, 거룩함과 욕망의 틈을 비집고 나온, 낯설고 대담한 질문이다.



사람들은 묻는다. “이건 예술일까, 외설일까?” “표현의 자유일까, 도를 넘은 걸까?” 그러나 그 불편함이야말로, 진짜 이야기가 시작되는 지점이다.
어떤 이미지는 본능적으로 고개를 돌리게 만든다. 너무 노골적이거나, 너무 나간 듯해서. 하지만 정말로 너무 나간 건 그 이미지가 아니라 아니면 우리 안의 두려움과 규범, 그리고 길들여진 감각일지도 모른다.
그의 작품은 ‘정상’이라고 불리는 이성애, 절제, 규범같은 단정한 것들 반대편에서 자라난다. 그 바깥에서 우리가 외면하려 했던 것들을 드러낸다. 심지어 아름답게. 그래서 그의 작품은 위험하다.
사진은 조각이 될 수 있다.
빛으로 깎고, 몸과 사물의 곡선으로 다듬어낸다. 로버트 메이플소프가 바로 그 조각가다.





사진 출처:
• Artsy – Orchid, 1989
• Galerie Thomas Schulte – Lisa Lyon, 1984
• Guggenheim – Findings: Robert Mapplethorpe’s Photographs of Bodybuilder Lisa Lyon
• Hero Magazine – This Robert Mapplethorpe exhibition retrospectively tracks the photographer’s iconoclastic career
• Sotheby’s – X Portfolio (Lot 19, Photographs, 2022)
• W Magazine – Everyone’s Always Looking at Robert: Mapplethorpe’s Life in Pictu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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